육아하면서 멀어진 부부 사이, 어떻게 회복했을까?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저와 아내의 관계였습니다. 전엔 하루에 몇 번이고 웃으며 대화하던 우리였지만, 육아가 시작되고부터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육아는 둘이 하는 건데, 왜 이렇게 혼자 같지?” 어느 날 아내의 말이 마음에 깊이 박혔고, 그때부터 우리가 왜 멀어졌는지, 어떻게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 서로를 ‘엄마’와 ‘아빠’로만 부르기 시작했을 때
아이가 태어나고 가장 먼저 바뀐 건 호칭이었습니다. “여보”는 사라지고, “아기 아빠”, “아기 엄마”라는 말만 입에 맴돌았죠.
처음엔 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정체성이 '부부'가 아닌 '육아 파트너'로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부부로서의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2. 대화는 있었지만, ‘소통’은 없었다
“기저귀 갈았어?”, “분유는 데웠어?”, “언제 잘 거야?” 이런 말들만 오갔던 우리 부부의 하루는 마치 교대 근무자처럼 효율만 따지는 시스템 같았습니다.
하루 종일 말은 나눴지만, 감정이 빠진 지시와 보고의 연속이었죠. 그렇게 우리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대화조차 피하게 됐습니다.
3. 다시 시작한 건 아주 짧은 ‘감정 나누기’
변화를 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약속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에 단 5분만이라도 서로 감정을 나누자.
대화 주제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 오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고마웠던 일이 있었어?
-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됐으면 좋겠어?
4. ‘함께 했던 우리’를 다시 떠올리기
어느 날 아이가 잠든 후, 결혼 전 여행 사진을 함께 봤습니다. 그 사진 속엔 아이 없이도 웃고 있던 우리가 있었죠.
그때부터 매주 한 번, 10분만이라도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을 돌아보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제주도에서 삼겹살 태웠던 거 기억나?”, “그때 너 진짜 웃겼는데” 이런 대화가 우리의 감정을 되살려주었죠.
5. 함께하는 ‘작은 일’이 감정을 회복시킨다
거창한 데이트나 여행이 아니어도 괜찮았습니다. 아이 옷 정리하면서 대화하기, 저녁 설거지 같이 하기, 쇼핑몰에서 아이 옷 구경하며 웃기고 놀기.
작은 일 하나를 함께하면서 나누는 말과 눈빛이 오히려 더 진한 감정을 만들어줬습니다. 중요한 건 ‘같이’ 하는 시간이었어요.
결론: 육아가 부부를 멀어지게 했지만, 다시 연결해주기도 합니다
육아는 부부 사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서로를 다시 깊이 이해하고, 연결해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완벽한 부부가 아니지만, 서로의 피로를 알아주고, 감정을 표현하며 다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부부로서의 소통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분들께, 작은 시작이라도 함께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육아 방식이 달라서 생긴 갈등을 어떻게 조율했는지에 대해 공유해드릴게요. 현실적인 상황과 대화법 위주로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