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편식? 우리 집 식습관 이렇게 바꿨어요
이유식을 어느 정도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채소는 뱉고, 밥은 안 먹고, 간식만 찾기 시작하면 부모 입장에선 당황스럽기 마련이죠. 저희 아이도 생후 12개월 무렵부터 이런 편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강제로 먹이려 하면 더 역효과만 생기더군요. 그래서 아빠의 시선으로, 조금은 다르게 접근한 편식 극복 방법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편식은 ‘반응’이지 ‘성격’이 아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보면 보통 “얘는 편식이 심해”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편식은 특정 재료나 식감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아이는 당근을 입에 넣으면 바로 뱉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같은 당근을 죽에 갈아서 주니 아무렇지 않게 먹더라구요. 즉, 재료 자체보다 **조리 방식과 텍스처**가 관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2. 거부 반응이 있는 재료는 ‘놀이’로 먼저 접근
편식 식품을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놀이 도구로 먼저 노출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는 ‘브로콜리 숲’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장난감 동물이 브로콜리 숲을 지나간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식탁에 등장시켰죠.
그 결과, 처음에는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아이가 점점 냄새를 맡고, 결국 한 조각을 입에 넣게 됐습니다. 음식을 '거부 대상'이 아닌 '익숙한 친구'로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3. 시각적인 자극, 플레이팅의 힘을 믿으세요
편식을 줄이는 데 있어 ‘플레이팅’도 효과적입니다. 아이들은 시각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색감, 모양, 배열을 바꿔주기만 해도 반응이 달라집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색깔별 식판 나눔입니다. - 초록 구역: 야채 - 주황 구역: 단호박 - 노랑 구역: 계란 - 빨강 구역: 과일
게임처럼 “오늘은 어느 색 먼저 먹어볼까?” 하며 유도하니, 편식하던 채소를 의외로 먼저 손에 집는 일이 생기더군요.
4. 아빠가 함께 먹는 모습이 최고의 교육
편식 습관은 아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큰 영향은 부모의 식습관에서 비롯되더라고요.
저는 아이와 함께 식사할 때 일부러 채소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아빠도 이거 먹었어. 오, 맛있네~” 하는 리액션을 과하게(?) 연출했습니다.
처음엔 반응이 없었지만, 몇 주 지나니 아이가 “아빠처럼~” 하며 따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이에겐 말보다 '모델링'이 훨씬 강력한 교육임을 실감했죠.
5. 규칙보다 '유연한 반복'이 해법이다
편식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1주일만에 해결되길 바랐지만, 결국 중요한 건 유연한 반복과 긍정적인 경험 축적이었습니다.
한 재료를 10번 이상 다르게 조리해서 시도했으며, 실패하더라도 스트레스 주지 않고 다음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편식 개선은 ‘습관’입니다. 아빠가 꾸준히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언젠가 나도 먹게 될 거야”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결론: 편식은 함께 고쳐나가는 과정
아기 편식은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중요한 건 혼내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편식을 줄이기 위한 저희 집 전략은 이렇습니다:
-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흥미 유발부터 시작
- 놀이나 스토리텔링으로 친숙하게 만들기
- 식사 분위기는 언제나 긍정적으로
- 아빠의 식사 모델링은 강력한 무기
지금도 저희 아이는 몇 가지 음식을 거부하지만, 예전처럼 뱉고 울던 아이가 아니란 걸 보면 확실히 습관은 바뀐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 밥을 안 먹을 때 아빠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을 다뤄보겠습니다. 현실적인 팁으로 다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