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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해도 알겠지? 부부 사이 금지어입니다

by deey 2025. 6. 7.
말 안 해도 알겠지? 부부 사이 금지어입니다

말 안 해도 알겠지? 부부 사이 금지어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바빴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내가 조용히 말하더군요. “나 요즘, 말 안 해도 알겠지? 이런 말 제일 듣기 싫어.”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짐작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요.

오늘은 ‘말 안 해도 알겠지’라는 위험한 기대가 어떻게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지,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그 벽을 허물었는지 공유해보겠습니다.

1.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

저는 아내가 힘든 걸 알면서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말 안 해도 알지, 얼마나 힘든지…” 그렇게 말하고 넘기곤 했죠.

하지만 그건 제 입장일 뿐. 상대방은 ‘왜 아무 말도 안 하지? 내가 무관심한가?’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기대와 배려가 쌓이기보다, 오히려 감정이 단절되는 결과가 됐죠.

2. 말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깁니다

저희는 아이 재우기 방식, 집안일 분담 문제, 육아 피로 등에 대해 서로 마음속으로만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불만이 정확한 사실 기반이 아니라, 상상과 해석으로 채워졌다는 것. “저 사람은 날 무시하나?”, “나만 힘든 줄 모르나?” 그렇게 오해가 깊어지면서 불신으로 이어졌습니다.

3. 말하기는 연습이다, 처음엔 어색해도 된다

감정 표현은 연습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솔직히 창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절대 모릅니다.

저희는 하루 5분, 감정 한 마디씩 꺼내기를 시작했어요. - “오늘 피곤했지만, 네가 고마웠어.” - “아까 내가 짜증 낸 건, 사실 속상해서였어.” - “오늘 하루 어땠어?”

처음엔 단답형이었지만, 점점 마음이 열리고, 서운함이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4. 대화는 타이밍과 분위기가 절반

육아 중엔 감정도 예민하고, 여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분위기에서’ 말하느냐가 중요하더군요.

저희는 아이가 잠든 후, - 조명을 약하게 하고 -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고 - 서로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 을 만들었습니다.

단 10분이지만, 그 시간이 감정을 안전하게 풀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었습니다.

5. 감정 표현은 약점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약한 사람 같지 않을까?” “내가 감정 얘기하면 싸움 날 것 같아…” 이런 걱정, 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감정을 표현하면, 상대는 “이 사람도 나만큼 힘들었구나”라고 공감하게 됩니다. 감정은 약점이 아니라, ‘나도 연결되고 싶다’는 신호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론: ‘알아주겠지’보다 ‘말해줘서 고마워’로

부부 사이에 가장 위험한 생각은 ‘굳이 말 안 해도 알아줄 거야’라는 기대입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오해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말 한 마디, 짧은 감정 표현부터 시작해보세요. “오늘 수고했어.” “네 덕분에 힘이 났어.” 이 말들이 부부 관계를 다시 연결해줍니다.

다음 글에서는 육아 분담을 어떻게 합의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공평'보다 중요한 건 '만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