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트이기 전, 언어 자극은 어떻게 줄까?
“우리 애는 아직 말이 없어요.” 저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돌을 지나도 “엄마”, “빠빠”만 반복할 뿐이었고, 이게 정상인지, 늦은 건지 매일 검색해보며 불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한 육아 전문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말은 소리보다 관계에서 나온다.” 즉, 아이는 단어를 외우는 게 아니라, **감정과 맥락을 통해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는 겁니다.
오늘은 **말문이 트이기 전 아기에게 할 수 있는 언어 자극 방법**을 경험 중심으로 정리해드릴게요.
1. ‘대화’는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게 아닙니다
“말을 못 하니까 말을 안 걸게 된다”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말은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아기의 눈을 보고, 반응을 확인하며 말을 걸어야 진짜 대화가 됩니다.
저는 아이가 눈을 마주치면 이렇게 말했어요: - “아빠 왔어. 오늘 잘 잤어?” - “지금 배고픈 거구나? 밥 먹으러 가자.”
아이는 말을 이해 못 해도, **감정과 억양, 반복되는 단어**를 통해 점차 의미를 연결하게 됩니다.
2. 반복은 지루한 게 아니라 언어의 뼈대입니다
“또 같은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기에게는 반복이 **언어 구조를 익히는 연습**입니다.
예: - “이건 사과야. 사과는 빨간색이지?” - “엄마 간다~ 엄마 또 온다~”
반복적인 문장은 소리 패턴과 단어 의미의 연결 고리를 형성해줍니다. 특히 자주 쓰는 생활 단어를 반복하면, 말문이 트이는 시기가 빨라집니다.
3. 그림책은 ‘읽어주는 것’보다 ‘함께 보는 것’
언어 발달에 좋다고 해서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아이가 책을 던지고 관심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습니다: - “이게 뭐지? 멍멍이야~” - “이건 누구야? 아기야~ 아기가 웃고 있네!”
그림책은 정독이 아니라, **아이와 상호작용하며 감정과 이름을 연결해주는 활동**입니다.
4. “말해봐” 대신 “들어줄게”가 먼저입니다
아이가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해서 “말해봐”, “뭐라고?”를 강요하면 오히려 **말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저희 아이는 말을 하기 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소리로 요구를 표현했습니다. 그럴 때 저는 “그거 먹고 싶은 거야?”, “물 마시고 싶어?” 하고 그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줬습니다.
이처럼 아이의 행동을 **대신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 말문 트이기 전 가장 효과적인 언어 교육입니다.
5. 말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말이 아닌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는 환경입니다.
스마트폰 소리보다, 부모의 말소리 TV보다, 눈을 바라보며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아이는 그 안에서 언어의 진짜 목적, **‘나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결론: 말은 기다림의 언어입니다
말을 배우는 건 단어를 외우는 게 아니라, 부모와의 교감 속에서 의미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힘입니다.
말문이 트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있다면, 이미 언어 교육은 시작된 겁니다. 기다려주세요. 아이는 듣고 있고, 흡수하고 있으며, 곧 말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