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 부부싸움 후 아이 앞에서의 태도 고민

부부싸움 후 아이 앞에서의 태도 고민

“그렇게 말하면 기분 나쁘잖아!” “기분 나쁘긴! 당신은 항상 그래.”

말이 오가는 속도보다 감정이 더 먼저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그 순간, 한쪽 구석에서 블록을 쌓고 있던 아이가 손을 멈추고 우리를 바라봤다.

놀란 눈, 멍한 표정, 불안한 듯 다가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나는 그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 아이 앞에서 터진 감정

육아는 둘의 협력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서로가 지치고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작은 말 한마디도 싸움이 된다.

우리는 그날, 정확히 무엇 때문에 싸운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누가 더 힘든가, 누가 더 많이 참았나를 놓고 감정이 폭발했을 뿐이다.

😓 아이를 무심코 끼워넣은 싸움

싸움이 격해질수록 아이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싸워…”

그 말에 순간 우리는 모두 멈췄다.

그동안 나눈 말보다 그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는 듯 아팠다.

🌪️ 싸움은 끝났지만… 감정은 남는다

말다툼은 잠깐의 감정으로 끝났지만 그 여운은 하루 종일 지속됐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그 아이가 느꼈을 감정을 생각하며 하루 종일 무거운 마음으로 지냈다.

불안, 혼란, 걱정… 그 모든 감정을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어떻게 품었을까.

🧠 “이게 내 아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그날 밤, 아이가 잠든 후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혹시 우리 싸움이 자기 때문이라고 느꼈을까?”
  • “엄마 아빠가 서로 미워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앞으로 감정을 숨기게 되는 아이로 자라면 어떡하지?”

그 걱정들이 자책으로, 무력감으로 바뀌었다.

💬 아이에게 말 걸 용기

다음 날 아침, 아이는 평소처럼 나에게 안겨왔다.

나는 눈을 마주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어제 엄마 아빠가 크게 말해서 놀랐지?” “미안해. 너한테 소리 지르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보여서 속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너 때문이 아니야. 엄마, 아빠는 너를 정말 많이 사랑해.”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고개를 저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내 품에 안겨있었다.

나는 그 순간, 아이가 아직도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부부 사이의 정리도 필요하다

아이에게 말한 뒤, 아내에게도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어제… 너무 감정적으로 싸웠던 것 같아. 아이도 많이 놀랐던 것 같고. 미안해.”

아내도 천천히 말했다.

“나도 미안해. 요즘 서로 너무 예민한 거 같아.”

그 짧은 대화가 우리 셋 모두를 위한 회복의 시작이었다.

📌 싸운 뒤, 아이 앞에서 꼭 해야 할 행동들

  • 1. 아이에게 짧고 명확하게 상황을 설명
    “엄마 아빠가 감정이 격해져서 싸운 거야. 너는 아무 잘못 없어.”
  • 2. 아이에게 감정 확인 질문하기
    “어제 좀 무서웠어?”,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 3. 부부가 화해한 모습을 보여주기
    작게라도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줌
  • 4. 감정을 숨기기보다 건강하게 표현하는 모델 되기
    “아빠가 어제 화났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어.”
  • 5. 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애정 표현 반복
    평소보다 더 자주 “사랑해”를 말해주는 것

🌱 아이는 감정을 배우는 중이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얼굴, 부모의 말투, 부모의 감정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했던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침묵조차도 아이에게는 정서적 메시지로 전달된다.

그러니 실수했을 땐 그만큼 정직하게 감정을 말해줘야 한다.

🌿 실수보다 더 중요한 건, 회복

우리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다. 하지만 실수 후 회복하는 부모가 될 수는 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싸웠다고 해서 모든 게 망가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상황을 감정과 관계가 회복되는 모습으로 보여준다면, 아이도 ‘갈등 뒤엔 화해가 있다’는 걸 배운다.

🌙 마무리하며 – 아이의 눈에 남는 것은 ‘사랑’이어야 한다

아이 앞에서 싸웠던 날, 가장 마음에 남는 건 그 작고 조용한 눈빛이었다.

무서웠을까? 불안했을까? 아니면 그냥 혼란스러웠을까?

그 감정들을 말로 다 알아낼 수는 없지만, 그만큼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는 있다.

아이가 기억해야 할 건 엄마 아빠의 다툼이 아니라 그 다툼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사랑과 회복이다.


▶ 다음 이야기: 28 – 감정 기복 심한 아빠 –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려면

댓글 남기기

댓글 남기기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