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기저귀 갈이도 기술이다 – 초보 아빠의 실전 육아

기저귀 갈이도 기술이다 – 초보 아빠의 실전 육아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처음에 기저귀를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유튜브에서 “초보 아빠 기저귀 교체법” 같은 영상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그때는 ‘이런 건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실전에 들어가 보니… 전쟁이었다.

첫 기저귀 갈이, 멘탈이 무너진 날

기억난다. 처음 혼자서 아이 기저귀를 갈던 날. 다행히 낮이었고, 집이었고, 시간 여유도 있었다. 그런데 기저귀를 여는 순간, 현실은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달랐다.

물을 튼 것도 아닌데 손에 무언가 묻었고, 물티슈는 생각보다 양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웠던 건, 아이의 다리와 엉덩이가 내 예상을 초월하게 바삐 움직였다는 것이다.

기저귀 채우려다 삐뚤게 붙고, 벨크로가 찢어지고, 결국엔 두 장이나 날려먹고 나서야 겨우 성공했다.

그날 내가 배운 교훈은 하나. “기저귀 갈이도 기술이다. 그것도 꽤 고난이도의.”

기저귀 갈이, 이것만은 꼭 알자

실수를 거듭한 끝에 나는 나만의 기저귀 갈이 루틴을 만들었다.

  • 1. 기저귀를 열기 전에 새 기저귀를 미리 펴서 준비해두기
    기저귀를 열자마자 바로 교체할 수 있게 준비해두지 않으면, 아이가 발버둥치는 사이 엉망진창이 되기 쉽다.
  • 2. 물티슈는 항상 넉넉하게 – 기본 10장 이상 예상
    특히 응가의 양이 많을 때는 물티슈가 순식간에 바닥난다. 한 손으로 꺼낼 수 있도록 뚜껑을 미리 열어두자.
  • 3. 기저귀 밑에 방수패드 깔기
    의외로 기저귀 교체 중에 새로 싸는 경우도 많다. 방수패드는 필수다.
  • 4. 아기 발목을 부드럽게 고정
    한 손으로 양쪽 발목을 살짝 들어주면 움직임도 줄어들고, 엉덩이 닦기도 수월해진다.
  • 5. 교체 후 주름 잡힘, 허리 밴드 위치 확인
    배꼽 위로 올라가지 않게, 엉덩이 부분도 주름 없이 정리. 안 그러면 샐 확률이 높다.

외출 시 기저귀 갈이는 난이도 상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던 날, 카페에서 기저귀 갈 일이 생겼다.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남자 화장실에는 기저귀 교환대가 없었다.

결국 나는 작은 테이블 위에 방수시트를 깔고, 눈치 보며 최대한 조용히 교체를 시도했다. 그날 이후 나는 ‘기저귀 외출 키트’를 항상 챙기기 시작했다.

내 가방 속 기저귀 키트 구성:

  • 기저귀 3~4장
  • 소형 물티슈
  • 일회용 방수시트
  • 지퍼백 (사용한 기저귀용)
  • 손소독 티슈
  • 여분 옷 한 벌 (혹시 모를 응급 상황 대비)

공공장소에서는 아이가 갑자기 울 수도 있고, 기저귀 갈 장소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 “준비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해두는 게 안전하다.”

기저귀 트러블, 알고 대처하자

기저귀 발진은 겪어본 부모만이 아는 스트레스다. 나도 초기에 아이 엉덩이가 빨갛게 일어난 걸 보고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 하고 자책했던 기억이 있다.

소아과에서는 이렇게 조언해줬다:

  • 1. 기저귀 교체 후 항상 완전히 건조 마른 수건이나 부드러운 거즈로 톡톡 두드려 말리기
  • 2. 통풍 시간 갖기 하루에 한 번, 10~15분 정도 기저귀를 벗긴 상태로 놔두기
  • 3. 수면 전 보호 크림 필수 밤에는 긴 시간 기저귀를 교체하지 못하므로 미리 보호막을 형성

이 작은 습관들이 발진을 예방해줬고, 나도 조금 더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기저귀 갈이는 ‘육아 기술’이자 ‘관계 기술’

아빠 혼자 육아를 하며 가장 자주 하는 행동이 기저귀 갈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게 단순한 위생 관리가 아니구나.”

아이와 마주 앉아 눈을 맞추고, 부드럽게 이야기하면서 손을 잡고 기저귀를 갈다 보면 아이는 나를 믿고, 나는 아이와 더 가까워진다.

어떤 날은, 아이가 기저귀를 갈기 싫어서 도망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이, 뽀송뽀송 기저귀 갈고 기분 좋아지자~! 아빠가 금방 멋지게 해줄게!”

그러면 아이가 씩 웃으며 누워준다. 이게 바로 기저귀 갈이를 통한 신뢰라고 생각한다.

마무리하며 – 초보 아빠도 배운다

처음엔 무서웠고, 망설여졌고, 몇 번이고 실수했다. 기저귀가 새서 옷이 다 젖고, 물을 끓이면서 기저귀 교체하다 젖병을 태운 날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말할 수 있다. “기저귀 갈이 정도는 나에게 식은 죽 먹기다.”

물론 아직도 가끔은 허둥댄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이는 내 손길을 느끼고, 나는 아빠로서의 자신감을 얻는다.

“기저귀 하나 잘 가는 것 같아도, 그건 이미 충분히 멋진 아빠의 증거입니다.”

기저귀 갈이는 나에게 육아의 시작이자, 아이와의 연결고리였고, 이제는 익숙한 ‘우리만의 일상’이 되었다.


▶ 다음 이야기: 아기 울음에 대처하는 아빠의 자세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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