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 감정 조절 실패한 날 – 아빠도 욱할 수 있다

감정 조절 실패한 날 – 아빠도 욱할 수 있다

“안 돼! 몇 번을 말했어?!”

그날, 나는 아이에게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딱히 큰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평소처럼 아이가 식탁 위에 올라가려 했고, 몇 번 주의를 줬는데도 반복됐다.

순간, 그 며칠 간의 피로, 말이 안 통하는 답답함, 쌓인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다.

😔 아이의 눈을 보고 나서

내가 큰 소리를 내자 아이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한참을 나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서워…”

그 순간, 모든 게 멈춘 것 같았다.

나는 한순간에 ‘아빠’라는 이름을 잃은 듯한 기분이었다.

🧱 욱하기까지의 작은 누적들

폭발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작은 피로와 감정이 계속 쌓여 있었다.

• 일주일째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
• 아이가 계속 울어대서 혼자 돌보다 지친 마음
• 배우자와도 제대로 말 나눌 여유가 없던 날들
• 내 시간은커녕, 밥도 제때 못 챙겨 먹은 상태

그런 나에게 아이가 또 한 번 말을 안 듣는 순간, 그건 ‘현재’의 상황이 아니라, ‘누적된 감정’이 폭발하는 트리거였다.

그러니까, 아이 때문이 아니었다.

😤 욱한 후, 마음속에 남은 것

아이를 재우고 혼자 남은 거실.

정적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혐오하고 있었다.

“나는 왜 이걸 못 참지?” “이래서 아빠 자격이 있는 걸까?”

아무도 나를 꾸짖지 않았지만, 나 자신이 나를 가장 세게 비난하고 있었다.

🥀 욱한 날, 가족 분위기도 무너진다

그날 밤 아내도 아무 말이 없었다. 아이에게 상처 준 내가 미워서일까, 그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일까.

그 조용한 공기가 나를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나는 가족이라는 공간 안에서 가장 외롭고, 무능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

🧍‍♂️ 아빠도 화낼 수 있다 – 중요한 건 그 다음

우리는 ‘좋은 아빠’라는 이미지를 너무 완벽하게 상상한다.

항상 다정하고, 차분하고, 아이의 감정까지도 다 받아주는 사람.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렇게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화는 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화를 어떻게 해소하고, 어떻게 회복하는가다.

💬 아이에게 사과하는 방법

다음 날 아침, 나는 아이를 안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어제 아빠가 너한테 소리 질러서 정말 미안해. 아빠가 많이 피곤했고, 마음이 너무 복잡했는데 그걸 네게 화로 표현한 건 잘못된 거야. 너 때문이 아니라, 아빠가 감정을 잘 못 다뤘어.”

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한참 후 조용히 말했다.

“아빠, 이제 화내지 마…”

그 말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 순간 나는 육아는 결국 ‘감정의 언어’로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 감정 폭발 후 회복을 위한 실전 단계

• 1. 아이에게 사과 – 변명 없이 “미안해” 먼저
• 2. 감정의 원인 설명 – “너 때문이 아니라 아빠 감정 문제였어”
• 3. 행동과 감정을 분리해 설명 – “그 행동은 위험했지만, 널 싫어한 건 아니야”
• 4. 감정 해소 방법 공유 – “다음엔 소리 지르기 전에 잠깐 숨 고를 거야”
• 5. 아이의 감정도 인정 – “무서웠겠다. 놀랐지?”

🧠 내 감정, 나부터 인정하기

아이와의 관계 회복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감정도 내가 받아들이는 일이다.

나는 참는 데에만 익숙했고, 관리하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이젠 화가 날 때 스스로에게 먼저 묻는다.

• 지금 피곤해서 이런가?
• 정말 이 상황 때문인가?
• 그냥 1분만 조용히 있어보면 어떨까?

그리고 가능하면 아이 옆을 잠깐이라도 떠나서 내 감정을 식히고 돌아온다.

🌿 실수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아이에게 실수하는 아빠를 보여주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실수 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큰 교훈이 된다.

그걸 통해 아이도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실수에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배운다.

🌙 마무리하며 – 실수한 날도 아빠다

오늘도 누군가는 감정 조절에 실패하고 후회 속에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다.

괜찮다. 그 하루가 당신의 전부는 아니다.

실수했다면 사과하고, 회복하고, 그걸 통해 성장하면 된다.

아빠도 사람이다. 사람은 실수하고, 실수를 통해 배운다.

‘완벽한 아빠’가 아니라 ‘회복할 줄 아는 아빠’로 살아가자.

▶ 다음 이야기: 25 – 육아 중 커진 짜증 – 나도 이렇게 날카로운 사람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