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아빠표 잠재우기 전략 – 밤잠 전쟁에서 살아남기

아빠표 잠재우기 전략 – 밤잠 전쟁에서 살아남기

아이를 재운다는 건 단순히 “잠 좀 자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감정의 연결 작업이다. 특히 혼자 육아를 하는 아빠 입장에서는 이 밤잠 루틴이 매일 전투와도 같다.

“누워라.” “불 끈다.” “안 자면 아빠 속상해.” 말은 해보지만, 정작 아이는 침대 위에서 점프 중이다.

그 밤이 몇 달을 반복됐고, 나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때부터 잠재우는 걸 ‘훈육’이 아닌 ‘교감’으로 바꾸기로 했다.

🌙 밤잠은 왜 안 올까? – 처음 마주한 수면의 미스터리

아이 키우기 전엔 몰랐다. 애들이 왜 밤에 안 자는지.

피곤해 보이는데도 안 자고, 눈 비비면서도 장난감을 찾고, 하품하면서도 갑자기 달리기를 한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아기들은 자고 싶다고 바로 잠드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 전에 더 흥분하거나 낮의 감정이 풀리지 않으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 매일이 다르고, 매일 실패하는 수면 전쟁

어떤 날은 10분 만에 잠들고, 어떤 날은 1시간을 안고 있어도 눈만 말똥말똥.

심지어 하루 종일 밖에서 뛰놀고도 잠자기 직전에 갑자기 “아빠, 또 놀자~” 모드 발동.

이럴 때 아빠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 짜증을 내고 강제로 눕힌다
• 포기하고 다시 놀아준다
• 잠이 올 때까지 TV라도 틀어준다

나는 다 해봤다. 그리고 결국 깨달았다.

“아이를 재우는 건 ‘시계’가 아니라 ‘감정’을 봐야 한다.”

📋 아빠표 수면 루틴 – 실패 끝에 찾은 흐름

우리는 하루 중 가장 예민한 시간을 ‘패턴’으로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일 저녁 루틴 시간표

• 18:30 저녁식사 – 밝은 분위기, 천천히
• 19:10 목욕 – 따뜻한 물, 차분한 대화
• 19:30 파자마 갈아입히기 – “오늘 고생했어~” 말해주기
• 19:45 조명 줄이기 – 간접등만 켜기
• 19:50 책 2권 읽기 – 늘 똑같은 책이어도 괜찮음
• 20:00 안고 속삭이며 토닥토닥 → 침대로

시간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순서가 매일 똑같다”는 안정감이었다.

아이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반복에서 안정을 느낀다.

💡 실전 수면 유도 팁 – 아빠만의 감각 활용하기

나는 자장가 대신 ‘이야기식 속삭임’을 썼다.

“오늘 우리 아기 뭐 했지?” “아빠랑 공 던졌지?” “그래서 다리도 피곤하고~” “이제 눈을 감으면…” “내일도 재밌게 놀 수 있어…”

이런 ‘서사 있는 속삭임’은 아이를 집중시키고 자연스럽게 잠의 흐름으로 이어준다.

또한, 몸을 토닥이는 대신 등 전체를 천천히 쓰다듬는 방식으로 바꿨다. 토닥이는 리듬이 깰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실패한 밤을 대하는 태도 – 아빠의 감정 조절

중요한 건 아이보다 **내 감정 관리**였다.

아이를 억지로 눕히려다 화를 냈고, 그럼 아이는 더 잠을 못 잤다. 그리고 나는 자책했다.

결국 내가 배운 건 이것이다:

“아이를 재우려면 먼저 나부터 편안해져야 한다.”

잠자리 들기 전, 내 감정을 내려놓는 루틴도 만들었다.

• 방에 들어가기 전 5분, 숨 고르기
• 핸드폰 내려놓고, 조용히 조명 보기
• 스스로에게 “오늘도 잘했다” 말하기

이 작은 변화가 아이와 마주했을 때 훨씬 더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 침대에 눕힌 뒤의 10분 – 교감의 황금시간

아이를 눕히고 나면 대부분은 안심한다. 하지만 그 직후 10분이 가장 중요한 교감 시간이다.

이 시간엔 말하지 않아도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아빠가 곁에 있다”는 신뢰를 느낀다.

어느 날은, 눈 감은 채 내 손을 꼭 잡고 자는 아이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아이가 느끼는구나…” 그 밤, 나는 혼자 속삭였다.

🌙 잠자는 시간은 ‘성장하는 시간’

잠을 재우는 시간은 단순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아빠와 아이가 감정을 가장 깊게 공유하는 순간이다.

조명 아래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작은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시간.

나는 이 시간 덕분에 육아가 단순한 책임이 아니라 ‘관계의 축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마무리하며 – 오늘 밤도, 다정한 아빠로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각은 밤 9시 20분. 아이 방에서는 작은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도 “잘 해냈다”는 마음이 든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웃었고, 함께 울었고, 함께 누웠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속삭인다.

“아빠는 항상 너 옆에 있어.”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자.”

잠자는 시간은, 내가 아이에게 주는 가장 조용한 사랑의 표현이다.

▶ 다음 이야기: 엄마 없이 떠난 첫 외출 – 아빠의 도전과 성장기 (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