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아빠의 홀로서기 육아, 이 길을 걷게 된 이유

아빠의 홀로서기 육아, 이 길을 걷게 된 이유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빠 육아’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사람이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까지만 해도, 육아는 자연스럽게 엄마의 몫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인생은 늘 예고 없이 방향을 바꾸곤 한다. 지금 나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혼자 육아’, 이 여정의 출발점이 된 이유를 오늘은 조심스레 꺼내보려 한다.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현실

어느 날,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고, 결국 아이는 나와 함께 하게 되었다. 처음엔 막막했다. 내가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아니, 밥은 제대로 먹일 수 있을까부터 시작했다. 기저귀 가는 법도 유튜브로 익힌 아빠였던 내가, 이제는 아이의 하루를 책임져야 했다.

누군가는 “엄마 없이 아이를 키운다고?”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또 어떤 사람은 “그래도 엄마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부족하더라도,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사람은 나여야 한다.”

처음엔 모든 게 서툴렀다

아침에 일어나 이유식을 데우고, 옷을 갈아입히고, 씻기고, 낮잠 재우고, 틈틈이 집안일까지.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아이가 울면 나도 울고 싶었다. 수유하던 새벽,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며 혼자 훌쩍였던 날도 있었다.

특히 감기 걸렸던 날이 기억난다. 밤새 열이 오르고, 응급실에 갔는데 나 혼자였다. 아이를 안고 진료받고, 약을 타고, 아이 짐까지 들고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진짜 아빠가 되었구나.”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졌다. 육아는 ‘완벽함’이 아닌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됐다. 서툴지만,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배우는 느낌이었다. 아이도 나도 서로를 길들이며 조금씩 자라갔다.

아빠 육아의 진짜 시작은 ‘마음’에서부터

홀로서기 육아를 하며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나 자신의 태도였다. 과거엔 ‘돕는 육아’를 했다면, 지금은 ‘책임지는 육아’를 하고 있다. 아이와의 시간은 점점 소중해졌고, 아이의 작은 변화 하나에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육아가 힘들다’는 말은 여전하지만, 동시에 ‘이 시간이 얼마나 값진지’도 매일 느끼고 있다.

아이가 “아빠, 나랑 놀자”라고 손을 내밀 때, 아무리 피곤해도 웃으며 대답하게 된다. 퇴근 후 소파에 앉기도 전에 놀이방으로 끌려가지만, 아이와 눈을 맞추며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 문득 뿌듯하다. 이게 아빠의 행복이구나 싶다.

사회적 시선은 아직 낯설지만

아직도 어린이집 선생님은 “엄마에게 전해주세요”라고 말하고, 병원에서도 “어머니 안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마치 아빠는 ‘보조적인 존재’처럼 여겨지는 현실. 하지만 그런 시선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아이의 주양육자이자, 가장 든든한 보호자니까.

쇼핑몰에서 기저귀 할인행사에 눈이 번쩍이고, 키즈카페에서 혼자 아이 보는 아빠가 나밖에 없는 경우에도, “나는 그냥, 내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중일 뿐”이라고 마음먹는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아이의 시선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다

혼자 육아를 하다 보면 외롭고 지치는 순간이 많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이의 한마디, 웃음 하나가 모든 피로를 씻어준다. 아이가 “아빠 최고야”라고 말해준 날은 정말 울컥했다. 내가 뭔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 그런 확신이 들었다.

나는 이제 아이의 건강, 교육, 미래까지 혼자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게 무겁기보다는 감사하다. 내가 아이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같은 길 위에 있다면, 꼭 전하고 싶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많겠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아빠로서, 부모로서, 우리는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아이는 우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앞으로 나는 이 공간에, 아빠로서 겪은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적어가려고 한다. 누군가에겐 위로가, 누군가에겐 공감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길의 끝에, 아이의 웃음이 있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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